728x90 글/프리라이팅3 [프리라이팅] 2023-08-29 글을 쓰고 싶어지는 날은 전자기기와 멀어지는 날이다. 혹은 할 일이 없는 날이다. 핸드폰을 손에서 놓으면 온갖 잡다한 생각이 밀물처럼 몰려온다. 그리고 이를 기록하고 싶어진다. 늘 그랬다. 한 달 전쯤일까, 밤에 핸드폰 충전을 잊고 충전기를 들고 가지도 않은 적이 있었다. 퇴근길에 배터리가 없어 꺼진 핸드폰을 가방 안에 고이 모셔두고 집으로 향했다. 핸드폰을 내려놓으면 주변 사람들과 소리가 들린다고들 하던가. 나도 처음에는 모두가 전자기기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나 이내, 모든 현실감은 멀어지고 머릿속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때 머릿속에서 쓴 글은 덧없이 사라졌다. 이제 와서 떠올리려면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1시간이란 퇴근 시간 동안 굉장히 다양한 철학적, 과학적, 망상적 주제를 떠올.. 2023. 8. 29. [프리라이팅] 2023.04.13 (2) 프리라이팅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지 일주일이 지난 것 같다. 프리라이팅은 말 그대로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가는 걸 뜻한다.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하고, 나의 표현을 하고, 나 자신을 더 알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 못했던 이유는 변명 뿐이다. 바빠서, 다른 걸 해야 해서. 할 걸 끝내니까 멍해서. 집중할 수 없어서. 과연 그럴까. 멍하고 집중할 수 없을 때 정말로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았나? 아니, 써내려가지 않았을 뿐이다. 정리되지 않은 기호의 집합체는 공중에 분해되어 흩어져버려. 그 누구도, 나조차 다시 찾기 어렵도록 흘러갔을 뿐이다. 파편을 놓지 말고 붙잡아, 내 것으로 만들고 기록한다. 프리라이팅은 시간을 정해놓고 하면 좋다고 한다. 나는 부정한다. 시간을 정해둔다면 이는 하고 싶은 일이.. 2023. 4. 13. [프리라이팅] 2023.04.13 (1) 사각사각, 검은 가루가 하얀 종이를 물들여간다. 키보드가 더 익숙해진 이 세계에서 나는 여전히 종이와 펜을 이용해서 글을 쓴다. 조용한 방 안을 글씨 쓰는 소리로 채운다. 시계가 째깍이는 소리와 합쳐지면 이만한 노랫가락도 없다. 이 방 안에는 아무 것도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가득 차 있다. 나의 생각으로, 나의 글로. 이 곳은 방이면서 방이 아니다. 그저 내가 글을 쓰는 공간일 뿐. 펜보다 키보드로 글을 쓰는 게 익숙해진 현대사회. 째깍이는 소리보다 전자로 된 숫자를 보는 시계. 누군가는 이를 아날로그 방식이므로 구식이라고 부르겠지. 하지만 아날로그가 옛날 방식이고 디지털이 지금 방식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적어도 내가 펼치는 세계는 산수화 되어 있지 않다. 무언가를 이분화 시킨다면 그 분류에 들어.. 2023. 4. 13.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