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라이팅] 2023.04.13 (2)

  프리라이팅을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지 일주일이 지난 것 같다. 프리라이팅은 말 그대로 생각나는 대로 써내려가는 걸 뜻한다.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하고, 나의 표현을 하고, 나 자신을 더 알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 못했던 이유는 변명 뿐이다. 바빠서, 다른 걸 해야 해서. 할 걸 끝내니까 멍해서. 집중할 수 없어서. 과연 그럴까. 멍하고 집중할 수 없을 때 정말로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았나? 아니, 써내려가지 않았을 뿐이다. 정리되지 않은 기호의 집합체는 공중에 분해되어 흩어져버려. 그 누구도, 나조차 다시 찾기 어렵도록 흘러갔을 뿐이다. 파편을 놓지 말고 붙잡아, 내 것으로 만들고 기록한다.

  프리라이팅은 시간을 정해놓고 하면 좋다고 한다. 나는 부정한다. 시간을 정해둔다면 이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 할 일이 된다. 또한 시간을 확인하느라 사고와 시야가 좁아진다. 필요 없다. 쓰고 싶을 때, 쓰고 싶은 만큼 쓰면 된다. 꾸준히 하면 좋기야 하겠지. 하지만 직업으로 삼을 생각이 없는 한 즐기는 게 최우선이다.

 

  나는 글을 쓰는 걸 좋아한다. 내가 표현하지 못했던 걸 표현하게 해 준다. 정리하지 못한 마음을 정리하도록 해 준다. 가끔은 상상 속에서 글을 쓴다. 내 생각을 줄글로 늘어놓는 것이다. 단어를 하나하나 섬세하게 골라가며 나열하다보면 문장이 완성된다. 내가 알 수 없었던 말, 생각, 감정. 이렇게 쏟아내다 보면 깨닫게 된다. 아, 그렇구나. 나는 그런 사람이구나.

  글을 읽는 것도 좋아한다. 타인의 사고와 상상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글은 상상하게 한다. 상황을, 그리고 미래를. 나는 글 속을 유영한다. 내게 있어 글이란 일상에서 뗄 수 없다. 사실을 쓰는 것보다 읽는 걸 더 좋아한다. 다른 사람의 사고를 소비한다. 아니, 소비한다고 하면 여러모로 맞지 않다. 글을, 사고를 양분 삼는다. 나아가 다르게 생각한다. 나는 이 편이 더 재밌을 것 같아, 나라면 이렇게 했겠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내 시야를 계속 넓히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새로운 시도를 한다. 그게 이번에는 프리라이팅이다.